앙산 조준곡 정사(仰山趙峻谷正師) 영전에

앙산법사(仰(앙)山(산)法(법)師(사))께서는 출가(出(출)家(가))하신 지 30년 동안 교화 일선에서 혹은 기관에서 봉직(奉(봉)職(직))할 때에 맑고 고결한 생활로 청렴 결백하셨고 성실(誠(성)實(실)), 겸양(謙(겸)讓(양))으로 대의일관(大(대)義(의)一(일)貫(관))하셨으며 신심위주(信(신)心(심)爲(위)主(주)), 공심위주(公(공)心(심)爲(위)主(주))로 위법망구(爲(위)法(법)忘(망)軀(구)), 위공망사(爲(위)公(공)忘(망)私(사)) 하신 대표적인 법사(法(법)師(사))님으로서 교단(敎(교)團(단))에 기여한 바가 크셨습니다. 앞으로 교단의 큰 행사인 제2대 2회말 기념총회를 앞두고 이러한 법사님들이 많이 계셔서 교단을 빛내야 할 것인데 갑자기 가시게 된 것을 섭섭하고 애통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생사(生(생)死(사))는 기연(機(기)緣(연))이 있는 것이니 자고로 불보살 성현도 오고 가는 것이요, 왕후 장상이나 거부장자도 오고 가는 것은 막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시는 영로(靈(영)路(로))는 다 있는 것입니다.

평소에 수행 정진하신 바, 남다른 공부가 계셨지마는 그간 4,5 년을 통하여 생사대사(生(생)死(사)大(대)事(사))를 연마하시며 놀라운 정진을 보여 주셨습니다.

그에 따라 수행상에 생기는 병집(病(병)執(집))을 수정 개선하여 만인(萬(만)人(인))이 받드는 큰 인격을 이루었습니다. 며칠 전에 송대(松(송)臺(대))에서 법회를 볼 때에 몇 말씀 해주시라고 부탁했으나 그 때 마침 병환 중이라 말씀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여기에 그 때 즐겨 들으시던 법문(法(법)門(문))을 다시 요약하여 부탁 말씀을 드리니 이 법문으로써 큰 법력과 법위를 갖추시기 바랍니다.

첫째, 아집(我(아)執(집))을 놓아 버려야 할 것이며, 둘째는 법(法(법))을 얻었다는 법집(法(법)執(집))을 넘어서야 할 것이며, 셋째는 큰 도(道(도))를 얻고 보면 국집(局(국)執(집))이 생기는 것이니 그 국집을 터 버려야 할 것이며, 넷째는 능집(能(능)執(집))을 원성(圓(원)成(성))하여야 하는 것이니 능(能(능))이 생기면 그 능에 집착이 생겨서 강급(降(강)級(급))이 되기 쉬우므로 이 능집을 원성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이 하고 보면 항마위(降(항)魔(마)位(위)) 이상 출가위(出(출)家(가)位(위)), 여래위(如(여)來(래)位(위))로 오르게 될 것입니다. 진정으로 우리가 송별(送(송)別(별))의 말씀을 드린 것이 그 날인 것 같습니다. 이를 오늘 다시 부탁 드리며 고요히 가셨다가 오실 때에는 더욱 큰 법력(法(법)力(력))을 갖춘 도인(道(도)人(인))으로서 대사업(大(대)事(사)業(업)) 이루실 것으로 믿고 정성으로써 비는 바입니다.

-원기 62년 10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