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선(禪)의 강령

하계 교무훈련을 마친 기관교무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선(())의 강령은 식망현진(()()()()), 수승화강(()()()())이며 자세는 긴찰곡도(()()()()) 요골수립(()()()())이다.

좌선을 할 때는 혀를 밑으로 내리지 말고 치아 사이로 붙이면 감로수를 내는 데도 도움이 되고 수승화강하는 데에도 연결이 된다. 불은 위로 오르기를 좋아하 고 물은 밑으로 내려가기를 좋아하는데 그렇게 되면 몸에 병이 생기고 정신이 탁해지게 된다. 그러나 물이 오르고 불이 내리면 건강도 좋아지고 정신도 맑아진다. 그러므로 항상 물기운이 위로 오르게 하여야 하는데 그 방법이 단전주선법(()()()()())이다. 과거 선사(()())들의 선하는 법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간화선이고 또 하나는 묵조선이다. 간화선은 화두를 들고 선을 하는 것이고 묵조선은 묵묵히 비춰보는 것인데 단전주선과 통하는 것이다.

선을 할 때의 표준은 적적성성시(()()()()())요, 적적한 가운데 성성함은 옳고 적적무기비(()()()()())라, 적적한 가운데 아무 생각 없는 것은 그르다. 또 성성 적적시(()()()()())요, 성성한 가운데 적적함은 옳고, 성성산란비(()()()()())라. 성성한 가운데 산란함은 그르다 하는 것이 만대에 내려오는 선의 표준이다. 그러니 이 표준에 의해 내가 그대로 하는가 하지 않는가를 써놓고 챙기며 살기 바란다.

나도 삼십년 전에 서울출장소에 있을 때 좌선도 하고 공부도 한다고 하였으나 총부에 와서 보니 내가 묵은 줄을 알겠더라.

여기 있는 교역자들도 기관에 가 있으면 공심(()())있게 잘 한다고 하지마는 자기가 어두워지는 줄을 잘 모르게 되니 정신차려 공부해야 한다. 삼동원 뒤 정토사에 갓쓴 석불(()())이 있는데 처음 봤을 때는 윗부분만 조금 하얗더니 몇년 지난 지금에는 배 밑에까지 하얗게 되었다. 그러니 여러분도 저 부처님처럼 내가 검어지는가 희어지는가 대조해 보라. 남을 제도한다고 하다가 자기는 지옥에 들어가면 누가 건져내지도 못한다. 교역자로 있었으므로 교리도 알고 하여 저런 것 하며 누구의 말도 듣지 않는다. 그러나 본인은 검어지는 것이다.

나는 삼동원에 오면 저 석불(()())을 나의 스승으로 삼고 내가 백불(()())인가 흑불(()())인가를 매일같이 반성해 본다. 우리가 생활하다가 조금만 방심하면 흑불이 되는 것이니 조석으로 몇십분씩이라도 선을 하여야 백불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