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법사로 추대되신 후 법좌에 올라 말씀하시기를 「시국의 어려움 속에서도 정산종사님의 열반과 장례식을 원만히 마치고 아울러 추대식(推戴式)까지 성심성력을 다하여 주심에 감사함과 아울러 죄송한 감이 없지 않습니다. 더욱 오신 손님들에게 성의와 인사를 다 못 드려 소홀한 감이 없지 않은 것 같으니 교무님들이 돌아가시면 잘 이해시켜 주기 바랍니다.
저는 어려서 불문(佛門)에 들어왔으므로 사회의 교육을 받지 못하고 다만 대종사님의 하늘보다 높고 땅보다 깊으신 법하(法下)에서 믿고 살아오다가 천만 뜻밖에 대종사님께서 열반에 드시고 또 정산종사님께서 열반에 드시게 되니 저의 어린 마음은 하늘과 땅 어디에도 호소할 곳이 없었습니다.
정산종사님은 대종사님 마음을 당신 마음 삼으시고 대종사님 행위를 당신 행위로 알고 실천하시어 우리의 자모(慈母)님으로 계시다가 천만 뜻밖에 열반하시니 이 마음 무어라 형언할 길 없습니다. 저는 무능하고 덕량(德量)이 없으며 다만 스승님에게 바친 마음 하나뿐입니다. 제가 종법사로 추대를 받았다 하기보다 동지 스승을 다시 모시고자 합니다.
부모님은 저의 육신을 낳아 주셨고 대종사님은 저의 마음을 낳아 주신 부모님이십니다. 정산종사님께서 열반에 드시기 전에 걱정도 많이 하고 기도도 많이 하였건만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슬픔을 당하였습니다. 대종사님과 정산종사님의 가르치심을 여러분께서 직접 간접으로 가르쳐 주시어 호리라도 이 법통을 문란하지 않게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러기 위하여 경책함(警責函)을 마련해 놓았으니 교단을 사랑하고 저를 아끼는 마음에서 많이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