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큰 회상에서 공부해야

동산선원(()()()()) 학생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스승님이 깨달았다고 바로 나도 정법(()())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마음을 연하고 깨야 한다. 흐린 방죽물도 생수가 솟으면 결국 맑아지나 맑은 방죽이라도 생수가 막히면 흐려지고 만다. 그와 같이 어두운 이 세상도 깨치신 성자 한 분이 나오시면 밝아지나 그렇지 않으면 결국 어두워진다. 한 나라도 그 나라를 지도할 만한 어른이 안 나오시면 그 나라가 달라진다. 인도는 간디 한 분으로 해방을 얻게 되었다. 세계도 그와 같다. 이런 대회상 아니고, 이런 부처님 회상 아니면 일생을 바치고 공부할 마음이 나겠느냐. 너희들이 속아서 사는가, 기쁨 속에서 사는가 잘 생각해 보아라.』

한 학생이 여쭙기를 『졸업하고 교화선상에 나간 선배들이 선원에 있을 때 마음공부도 잘하고 초항마(()()())라도 해야 되겠더라고 하는데 공부가 잘 안되니 어떻게 표준잡고 공부하오리까?』

말씀하시기를 『대종사님이나 정산종사님이나 과거 성현들이 어떻게 큰 공부를 하셨는지 한번 생각해 보았느냐? 밥 잡수시듯 물 마시듯 하셨겠느냐?』

『아니옵니다. 생활에 법도가 있으셨을 것입니다.』

『그러면 법도 있는 생활을 할 때 그 용맹정진함이 어떠했겠느냐?』

『생명을 바치고 했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너도 그렇게 하느냐?

『저는 잘못을 참회하고 또 저지르고 하여 계속 법도 있는 생활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저지른 것 생각 말고 계속 마음만 변치 말고 꾸준히 하도록 노력만 하라. 그것이 수도인의 생명이다.

또 물으시기를 『나무가 꺾이면 어떻게 되겠느냐 아주 죽어 없어지더냐?』

『아니옵니다. 새순이 나옵니다.』

『그러면 새 순이 자라는 정도가 어쩌더냐?』

『더 빨리 자라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 나무가 한번 꺾이었다가 새로 새순이 나면 더 빨리 자란다. 그와 같이 마음도 경계에 아무리 꺾였다 하더라도 다시 성현의 마음에 접을 붙이면 곧 살아난다.』

또 여쭙기를 『견성을 못한 사람도 그와 같이 할 수 있습니까?』

말씀하시기를 『견성했다 못했다 할 것이 없다. 부처님은 몇생을 닦으셨느냐?』

『부처님은 연등불소(()()()())에서부터 오백생을 닦으셨다고 합니다.』

말씀하시기를 『부처님이 오백생 하셨으니 나는 오억생을 하리라 하고 생각을 하였더니 잠도 잘 오고 공부도 더 잘 되더라. 그러니 하나의 표준을 세우고 지원지성(()()()())으로 하면 못 이룰 것이 없다. 우리가 모자라고 부족하니 공부하지 않느냐. 대종사님 당시에 매를 만들어 놓고 잘못하면 종아리를 때리게 하였는데, 이제는 자기가 자기 매를 해놓고 때리기도 하고, 달래기도 하고, 절도하며 꺾이지 않게 하여 힘을 타면 항마는 그 속에 있다. 지원지성을 하면 여래도 출가도 주먹 안에 들어온다.

나 혼자 항마하고 성현되려 하지 말고 항마 이상 부처님들이 많이 나오도록 힘쓰고 합력하면 자기는 어쩐지 모르게 더불어 된다. 너희들이 삼십년 후를 생각해 봐라. 지금은 다 같으나 삼십년 후에는 사람은 그 사람인데 문패가 달라진다. 여래 문패를 다는 사람, 항마 문패를 다는 사람, 각각 다를 것이다. 문패가 달라지면 전과 같은 사람으로만 대해서도 아니된다. 사람의 육신 한돐은 육십년인데 공부도 한돐은 적공해야 한다. 아니면 반돐이라도 적공하여야 가부(()())를 말할 수 있다. 대종사님 당시 취지규약 한 권 가지고도 동하(()()) 육개월 동안 정진하다 보면 성리(()())를 깨친 사람이 나왔었다. 성리도 표준을 잡고 독공을 하는 데서 석류가 빨갛게 익으면 저절로 벌어지듯이 벌어진다. 억지로는 안되고 공을 들이면 어쩐지 모르게 된다.』 (57. 6.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