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세 모든 생령들의 윤회하는 현상을 살펴본다면 직업도 천종만종일 것이요 사는 것도 천차만별일 것이니, 이를 통틀어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집착(執着)의 세계라, 탐 진 치(貪瞋痴)의 지배하에서 밝은 정신을 어둡게 하며 순일하고 온전한 정신을 흩어 버리며 내일은 어찌될지언정 오늘만 좋게 하려는 죄짓는 재미로 사는 세계가 있으며, 또 하나는 해탈(解脫)의 세계라, 계 정 혜(戒定慧)의 지배하에서 정신을 차려 가지고 흩어진 정신을 모으고 어두운 정신을 밝히며 오늘은 괴로우나 내일을 위해서 복짓는 재미로 사는 세계가 있나니 탐 진 치의 삼독심으로 일생을 허덕이다가 늙어서 죽게 되면 죽는 찰나에 어두운 무명에 빠져서 [無明], 갈 길을 모르고 방향 없이 돌아다니다가[行], 다시 새몸을 받게 될 때에 무명인지라 거꾸로 보이고 달리 보여서 사람은 우마육축으로 보이고 우마육축은 화려한 사람으로 보여 [識], 마침내 중생들은 음욕을 타고 아무렇게나 수태(受胎)되어 그 태어난 대로 태중에서 얼마를 지내면 정신과 육신이 나타나고 [名色], 또 얼마가 지난 뒤에는 육근(六根)이 제대로 갖추어지고 [六入], 다시 얼마가 지난 뒤에는 부모 태중에서 나와 이 천지대기(天地大氣)를 접촉하게 되고 [觸], 접촉한 뒤에는 한서(寒署)와 기근(饑饉)을 받아들이고 [受], 한서와 기근을 받아들인 뒤에는 차차 증애심이 나타나게 되고[愛], 증애심이 일어난 뒤에는 취사심이 생기고 [取], 취사심이 생긴 뒤에는 좋은 것은 쌓아 두려는 욕심이 생겨서 [有], 일생 동안을 그 욕심의 지배하에서 살다가 [生], 늙고 죽고 또 나고 해서 [老死], 그 무명의 업식(業識)하나가 무량세계 무량 겁을 이 십이인연을 따라 굴러다니나, 계 정 혜가 주장하는 불보살 세계에서는 일생에 마음을 챙기고 살므로 설사 죽는다 할지라도 사는 것은 낮과 같고 죽는 것은 밤과 같아서 밤이 설사 어둡다 할지라도 전등이나 불을 가지면 낮과 같지는 못하나 무엇에 걸리고 구렁에 빠지지 않는 것같이 밝은 마음 덩어리 하나가 홀로 드러나서 뒤에 몸을 받게 될 때에는 음욕으로 들지 아니하고 빈집 잡아들듯이 부모에게 의탁하여 영식(靈識)이 입태(入胎)되고 또 순서를 따라서 세상에 나타나 법있게 살다가 법있게 죽으면 또 법있게 낳게 될 것이므로, 중생은 죽고 산다고 하나 불보살들은 그와 달라서 왔다 간다고 하나니 이렇게 밝은 영식 하나가 무량세계 무량 겁을 자유자재하게 십이인연을 굴리고 다니게 되므로, 십이인연에 끌려 다니는 중생 세계의 고해는 어떠할 것이며 십이인연을 굴리고 다니는 불보살 세계의 재미는 어떠할 것인가.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십이인연법을 설하셨으니 과거 현재 미래에 자주력을 얻지 못한 동포는 이 법문으로써 해탈의 길을 얻어야 할 것이다.
心悟轉十二因緣 마음을 깨치면 십이인연을 굴리고
心迷十二因緣轉 마음이 어두우면 십이인연에 끌려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