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사위 열반 공동기념 기념문-소태산 대종사 친제

옛글에 말씀하여 가라사대 누구나 그 부모님의 공덕을 말하자면 하늘같아서 다함이 없다고 하였으니 그 공덕이 과연 어떠한 공덕일까요. 곧 다름이 아니라 나를 낳아 주시고, 길러 주시고, 가르쳐 인도하여 주신 공덕이 있는 연고입니다.

그런 즉 이상 세 가지 공덕 내에 한가지 공덕만 생각한다할지라도 그 뼈에 사무친 정곡(()())이 한이 없거든 하물며 그 세 가지 공덕이 구족(()())하신 부모이겠습니까. 천하에 부모된 자가 그 자녀에 대하여 혹 낳아 주시기 만하고 길러 주는 데에는 충분치 못한 분도 있고, 혹 길러 주는 데까지는 충분하다 할지라도 인도하여 줄줄은 모르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부모님께서는 이 세 가지에 하나도 부족함이 없는 공덕을 주셨으니 그 낳으시고 기르실 때 모든 정곡은 이제 구구히 다 설명하지 아니하나 저를 인도하여 주실 때에 모든 경력(()())만으로도 어찌 지필로써 그 진정을 다 쓰오리까.

소자가 십여세 어릴 때에 우연한 발심으로 이 모든 일과 이치를 알고저 하는 바 부모님께서 미리 그 뜻을 알으시고 깊이 동정하사 일심정력으로 인도하시고 보호하심을 마지않으셨습니다.

소자가 산신을 만나려 할 시는 산신 만나는 데에 모든 준비를 다하여 주옵시고 도인을 만나려 할 시는 도인 만나는 데에 모든 준비를 다 하여 주시옵고 수양할 처소를 원할 시는 수양 처소를 구성하는 데에 모든 준비를 다하사 아직 미거한 소자에 향하여 미래의 큰 희망을 가지시고 행주좌와 어묵동정간에 염념불망(()()()())하사 모든 생각과 모든 정성과 모든 활동이 오롯이 소자에게로 집중되셨습니다.

그러하던 중 아버님의 운명이신지 소자의 무복이온지 과한 고령도 아니신 그 때에 많은 한을 그대로 가지시고 처연히 열반에 드시사 소자로 하여 곧 천붕지통을 만나게 되오니 세상 염량(()())과 인간 고락을 맛보지 못한 저로서 그 어찌할 바를 알지 못하오며 어머님께서는 두 분이 하시던 일을 독단하사 만반고통을 겪으시면서 소자를 보호 하셨사오나 이내 기울어진 가사를 어찌 쉽게 바로 잡을 수가 있겠습니까. 가산은 탕진하여 여지가 없어지고 소자의 정신은 의포(()())한 몽중을 면치 못하여 평생 숙원인 공부에 대한 준비는 고사하고 우선에 의식의 길이 없어서 혈혈단신(()()()())으로 극도의 궁경(()())에 들었사오며 더욱이 육신의 병고가 침중(()())하여 외인에게는 가히 폐인의 칭호까지 받게 되었사오니 그때에 어머님 생각이 어떠하셨사오며 그 고생이 어떠하였을 것입니까. 그러하던 중 병진(()()) 정사(()())에 이르러서 천명이 그러함인지 부모님의 정성에 감화됨인지 소자의 정신에 일조(()())의 서광이 비춰서 평생 숙원인 일과 이치에 대강 분석이 나오며 양양한 전도를 가히 예측할 만한 기쁨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처음 8∼9인으로 더불어 불법연구회기성조합(()()()()()()()()())을 설시하고 다음으로 영광 길룡리 방언을 착수하게 되온 바 그때에 어머님은 오직 기뻐하시어 사업의 전도를 심축하시면서 전후에 또 모든 보호를 주셨사오며 그후 방언이 차차 끝나고 소자는 또 불법연구회를 창립하기 위하여 어머님을 떠나 부안군 봉래산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러하오나 어머님께서는 거기에 대하여 조금도 불평이 없으시고 소자의 공부 발심에도 더욱 신념을 가지시며 저의 아우 동국이를 데리시고 안락의 생활을 하시면서 오직 소자의 경영 사업에 발전을 희망하였을 뿐이었습니다.

그러하던 중 인력으로 할 수 없는 것은 운명이라 소자의 경영 사업이 아직 완전한 토대를 보지 못하고 공부의 회상이 아직 정식으로 열리기 전에 어머님이 또 거연히 열반에 드시오니 소자의 부모에 대한 깊은 한은 천추에 잊지 못하게 되었나이다.

이제 한번 과거를 돌아본다면 어릴 때에는 철이 없어서 능히 부모의 공덕을 알지 못하다가 거연히 아버님을 이별하고 어머님을 뫼시고 가진 고생을 다 하다가 조금 소견을 얻은 후는 회중사(()()())에 몰두하여 어머님을 한번 가까이 모시지도 못하였사오니 부모님이 저에게 대한 모든 정성과 모든 고통과 모든 공덕은 하늘같아서 무엇으로 다 말할 수 없사오나 소자가 부모님에 대한 행동은 한 가지도 도리를 차린 곳이 없아오며 더욱이 육신 봉양에 대하여는 신 한 켤레 옷 한가지라도 변변히 받들어 본적이 없는 듯 합니다. 부안 봉래산에 있을 때에 뵈오러 올 시는 혹 노비에 남은 돈이 있게 되면 처음에는 어머님을 생각하여 다만 조그만 한 봉양물이라도 사서 드릴까 하였다가 혹 어머님이 저를 생각하신 정이 과해져서 떠나올 시나 갈려 있을 시에 상심하실까 하여 몇 번 취사하다가 필경은 중지한 일이 많았더니 이제 와서는 그것이 후회되옵고 기쁘고 미망한 한이 다시 누구를 향하여 설화(()())할 곳이 없는 듯합니다.

그러하오나 한 가지 다행한 바는 소자가 아직 여러 대중에게 별다른 이익을 끼친 바가 없사오나 대중이 자연 저를 신앙하며 따라서 부모님을 추모하여 대희사라는 존호를 올리고 회중에서 매년 열반기념을 받들게 되었사오니 비록 부모님이 생존하셔서 오늘의 현상을 보시는 것만은 같지 못하다 할지라도 그만한 대중이 부모님을 위하여 염불을 하여 드린다, 헌공비를 바친다 하여 모든 정성을 다하여 드릴 때에 소자의 생각도 반분이나 그 한이 풀어질 듯 하오며 일희일비(()()()())하여 감루(()())를 금치 못하겠나이다.

여러분의 정성으로 이고등락(()()()())이 되시며 우연한 복이 오시어 쉽게 이 회상에 출현하시여 전일에 부자와 모자의 미진한 정을 풀게 되옵고 육신의 인연과 법의 인연을 합하여 세세동락(()()()())하기를 믿사옵고 또한 심축하여 마지않습니다.

부주(()())이시여-모주(()())이시여

밝게 통촉하시나이까.

시창(()()) 년 12월 1일

소자(()()) 중빈(()()) 재배 복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