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다대포에서

滄(창)海(해)萬(만)里(리)虛(허) 창해만리허

無(무)我(아)無(무)人(인)天(천) 무아무인천

岩(암)上(상)一(일)化(화)身(신) 암상일화신

眼(안)前(전)十(시)方(방)現(현) 안전시방현

창해 만리가 텅 비었으니

나도 없고 사람도 하늘도 없더라

바위 위에 한 화신이 되니

눈앞에 시방 세계가 궁굴더라.

창해만리허(滄(창)海(해)萬(만)里(리)虛(허))에, 창해 푸른 바다 만리가 푸르게 텅 비었으니 우리도 마음 가운데 어떠한 찌꺼기를 두어도 안된다. 명예를 두어도 안되고 욕심을 두어도 안되고 모두 다 비어야 한다. 자성 본체에 합일되어야 한다. 찌꺼기가 있으면 크게 튀어 나지 못한다. 창해만리허에 무아무인천이로다. 원래 내가 없는 것이라. 나도 없고 너도 없고 사람도 없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가 한 생각 좋은데 끌릴 것도 없고 미운데 끌릴 것도 없고 무아무인천이다.

또 암상일화신(岩(암)上(상)一(일)化(화)身(신))하니 안전시방현(眼(안)前(전)十(시)方(방)現(현))이다. 누가 날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찾는 사람도 없고 생각한 일도 없다. 부처님은 백억 화신이 되었지만 나는 암화신이 되었다. 우리 눈앞에 시방을 궁굴리고 있어야 한다. 시방 세계를 내가 움직이고 있어야 큰 생활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