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절"옛날 순천 송광사에 늙은 공양주가 평소에 어리석은 듯하더니, 어느 날 아침에 스님들이 귀하게 여기는 잣나무 한 그루를 갑자기 베어버리는지라 모든 스님들이 경책을 하였다. 그런데, 그날 낮에 순천에서 원님이 체사를 보내 왔는데 내용은 이러하였다. `며칠 전에 내가 그곳에 갔을 때 경내에 아름다운 잣나무 한 그루가 있었으니 그것을 잘 캐어 수일 내로 동헌 앞에 옮겨 심도록 하라.` 만일 그 나무가 있어서 순천까지 옮겨 심으려면 얼마나 큰 일인가! 그 때에야 모든 스님들이 공양주 노인에게 사죄를 하였다. `몰라 뵈어 죄송합니다.` `내가 모르고 한 일인데.......` 공양주는 겸손해 하더니 그 후 며칠이 지나 어디로인가 떠나 버렸다. 이는 꼬리가 잡히면 자취 를 감추는 도인의 처사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