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안 한 이치에 · 제1편 법문(法門)과 일화(逸話) · 1.마음공부 · 85절

85절"안동 사는 김씨 부인이 아랫목에 갓난아이를 뉘어 놓고 밖에 나간 사이에 말썽꾸러기 시동생이 벽장에 들어가서 꿀을 몰래 먹다가 형수의 문 여는 소리에 깜짝 놀라 뛰어내리다가 갓난아이를 밟아 죽게 하였다. 이 때에, 김씨 부인은 아이가 갑자기 경풍이 나서 죽은 것으로 처리하고 시동생에게 당부하였다.

`지금부터는 정신을 차려 공부를 열심히 해야지 만약에 또 말썽을 부리면 아버님께 여쭈어 중벌을 내리시게 하겠으니 어찌 할 것이오?`

시동생은 온몸을 덜덜 떨며 다짐을 하였다.

`아뭏든 죽기로써 공부하겠습니다.`

그 때부터 이 시동생은 부지런히 공부하여 그의 형과 더불어 높은 벼슬에 오르게 되었다. 그 후 형님 환갑 때 관찰사, 군수 등 고관들이 와서 형님의 덕을 찬양하는데 아우가 말을 하였다.

`우리 형님도 장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우리 형수씨 심덕으로 우리 집안이 이렇게 된 줄 압니다.`

하고 지난 이야기를 하면서,

`그 때에 만일 우리 형수씨가 보통 부인들처럼 좁은 소견으로 일을 처리했다면, 나는 어떻게 되었으며 우리 집안은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그리고, 형수에게 큰절을 올리니 형님도 일어서서,

`나도 처음 듣는 이야기요, 내 아내지만 참으로 어진 부인이오.` 하고 같이 큰 절을 하니 한 자리에 앉아 있던 관찰사와 군수 들도 일어나 함께 절하고 조정에 이를 알리어 크게 표창받도록 하였다 한다.

이야말로 참으로 본받아야 할 너그러운 처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