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절"재주 있는 한 젊은이가 첫 벼슬을 해 가지고 그 고을 어른들께 부임 인사를 다니던 차 영의정을 지낸 류 후조(柳厚祚) 대감을 뵈오러 가는게 큰 내가 있으므로 건너편에서 맨상투 바람으로 낚시질 하고 있는 노인을 불러 건네 줄 것을 요청하였다. 젊은이가 노인의 등에 업혀 가다가 망건에 높은 벼슬을 지낸 사람이 달 수 있는 옥관자가 붙어 있는 것을 보았다. 그제야 그 노인이 바로 류 대감인 줄 알고 젊은이는 등에 업힌 채 덜덜 떨면서 내리려 하자 노인이 연유를 물었다.
`너 왜 그러느냐?`
`대감님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물을 건너 저 언덕에 내려 놓으니 젊은이가 땅바닥에 엎드려 백배 사죄를 하였다. 이 때 류대감이,
`누가 알면 큰일난다. 아무 일 없는 것같이 하고, 기위 날 보러 왔으니 어서 인사나 하고 가거라.`
하며 너그럽게 용서해 주었다 한다. 이처럼 사람의 마음이 너그러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