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절"세상에 천심(天心) 천진(天眞)이란 말이 있는데 사람과 하늘이 무슨 관계가 있어서 하늘 천(天)자를 붙였겠는가? 천이란 허공 법계로서 냄새도 없고 맛도 없고 만질 수도 없으나 본래 나와 둘이 아닌 하나로 거기에 묘한 기운이 있어서 정성이 지극할 때에는 감응이 일어나는 것이다.
무왕이 은나라를 쳐서 주나라 천하를 만든 지 2년 뒤에 무왕이 병으로 생명이 위태로왔다. 이에, 무왕의 아우인 주공이 스스로 왕을 대신하여 생명을 바치려 결심하고 하늘에 기도한 바 무왕이 건강을 회복하여 정사를 잘 하다가 세월이 많이 흘러 무왕이 죽고 그의 아들 성왕이 즉위 하였으나 나이가 어리므로 주공이 섭정으로 이를 보좌하였다. 주공은 왕의 숙부이고 특히 덕이 높고 정치가로서의 수완도 훌륭하였으므로 천하 인민이 모두 그를 사모하고 따라서 주공의 위세는 예사가 아니었다. 이것을 질투한 그의 아우들이 `주공이 왕의 지위를 빼앗을 준비를 하고 있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려서 결국 성왕까지도 주공을 의심하게 되었다. 그래서, 주공은 `세상 사람들의 의심이 풀릴 때까지 이 자리를 떠나는 수 밖에 없다.` 하고 세상을 등지고 살았다.
그로부터 2년이 경과한 해의 가을, 농사가 잘 되어 풍년이라고 모두 기뻐하고 있을 때 별안간 번개가 치고 태풍이 불어 벼가 쓰러지고 큰 나무까지도 넘어지므로 사람들은 두려워 하며, 이는 세상에 무엇인가 잘못되어 하늘이 노여워 경계하는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성왕은 대부들과 상의하여 주공이 연전에 선조 제사 때의 기록을 그대로 남겨 두었다는 금등(金縢)의 상자를 열어 보았다. 이 상자는 금으로 자물쇠가 되어 있고 특별한 때가 아니면 아무도 열어 볼 수 없다는 규정이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는 무왕이 병들었을 때 주공이 스스로 생명을 대신하고자 기도를 드린 기록이 보존되어 있었다. 성왕은 이것을 보고 주공이 자기의 숙부이며 큰 은인임에도 불구하고 의심하였음을 크게 후회하고, 또 모든 사람들도 주공의 성심을 비로소 알게 되어 다시 주공을 지지하여 옛 지위에 복귀시키고 주공의 말이라면 순종하기로 서약하니, 번개가 그치고 바람이 전과 정 반대쪽에서 불어와 넘어졌던 벼와 나무가 모두 일어서서 아무 피해가 없게 되었다 한다.
이와 같이, 사심 없는 마음으로 정성이 지극하면 반드시 하늘도 감응하는 것이며, 또한 허공 법계는 무심하지 아니하여 호리도 틀림없이 죄복을 보응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사람들은 양심에 가책되는 일은 아니할 것이요, 공부인으로서 이 지경에 이르면 탄탄한 대로가 열렸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