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떠날때 여유있게

원남교도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우리가 멀리 떠나는 길이 있는데 그 길을 갈 때에 준비를 잘 해야 한가롭고 여유있게 다녀올 수 있을 것이다.

최수운선사께서는 사형받기 며칠 전에 친구들을 찾아다니며 「먼길을 가게되어 이 생에는 보지 못할 것이니 잘 있으라고」 인사하며 다녔고, 교수대에 가시면서는 손자와 며느리의 인사를 받고 세 살 먹은 증손에게 「잘 있거라 너는 나를 볼것이다. 칠십이나 늙어서 보게되니 나를 알 수 있겠느냐」하시며 사형을 당하셨다 한다. 그 마음에 여유있게 준비한 것이 있으시니 그랬을 것이다.

또 대종사님 당시 학명선사라고 하는 근래의 훌륭한 도인이 돌아가실 때 화장막 불을 때는 옆에서 노래 하나를 지어 불렀다. [가네 가네 나는 가네 오던 길로 나는 가네] 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금강경을 읽으라」하여 금강경을 읽어 드리니 그 중 좋아하는 구절을 읽으면 [그렇지]하며 웃음 한번 웃고 영을 날려 보냈다고 한다. 얼마나 한가롭고 여유있는 심경인가.

세상 사람들은 죽을 때 아들, 딸, 돈, 옷 등에 착이 붙어 자기 집 울타리 안에서 떠나지 못하고 쥐나 개나 아들한테나 조카한테 태어나든지 하여 그 울을 못 벗어나는데 수도인들은 때묻지 않은 청정일념으로 여유있게 가므로 천지 밖에까지 올라갈 수 있다. 그러니 수양해야 한다.」 (59. 4.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