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서 말씀하시기를 『항마할 때는 오르려 하면 「제가 무슨 항마를 해.」하고 팔만사천(八萬四千) 마군(魔軍)이가 끌어내린다.
순경(順境)으로 부모나 부부간에 천천히 하라고 끌기도 하고 또 역경으로 고통을 주어서 잡아내기도 한다. 사람을 쓸 때 하루를 쓰더라도 시험해 보고 쓰듯이 성현을 만들려면 팔만사천 마군이가 둔갑을 하여 시험하는 데 마찰없이 충돌없이 불공을 잘해서 헤쳐나가야 법위가 올라간다. 이러한 정법회상 아니면 항마도 못하고 출가는 더욱 못한다. 대종사께서도, 또 정산종사님께서도 천여래 만보살의 문호(門戶)를 여신 것은 수억만년이 오는 가운데 진리의 핵폭탄을 터뜨리신 것이다.
출가위에 있어서 갑종 전무출신과 거진출진은 다름이 없이 모두 출가위이다. 그러나 재가에서 거진출진 하기란 더 어렵다. 출가는 전무(專務)했으므로 전체를 살핀다고 하나 재가하면서 전체를 살피고 전체에 미친다는 것은 어려운 것이다. 그러니 두루 미치는가 안 미치는가 생각해 보라. 내가 어려서 정산 종사님과 주산종사님을 뵈오니 출가위이시더라. 교단 전체 일을 당신 일로 아시고 하시더라.
또 장적조·박사시화 할머니들도 생명을 내놓고 내 일로 알아서 하시더라. 좋으면 하고 낮으면 하지 않는 것은 출가가 아니다. 오해가 있더라도, 어느 부분의 일이라도, 버리지 않고 하는 것이 출가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