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가까운 곳에서 화(化)하기 쉬운 것 같지마는 사실에 있어서는 차라리 먼 곳에서 응할지언정 가까운 곳에서 화하기가 좀처럼 어려운 것입니다. 그런데 팔산 선생으로 말씀 하오면 원래 종사주와 동거일촌(同居一村)하야 누대세의(累代世誼)가 있었던 어른으로, 또 겸하여 12년이나 연상이 되시는 처지에 한번 사제의 의(義)를 정한 후로는 모든 예의에 조금도 서투른 점이 없으며, 종사주를 뫼심에 언어 동작이 극히 겸공(謙恭)하여 효자가 엄부를 대하듯 태도를 나타내셨으니, 예를 들면 아무리 바쁜 일을 하시다 가도 종사주께서 부르시면 일각도 지체하는 일이 없으셨으며 종사주와 좌석을 같이 하여 나란히 앉으시는 일이 없으셨으며 지어(至於) 종사주의 사용하시는 도구 등속까지라도 존중히 하지 않음이 없으셨사오니, 과거의 습관에 비추어서 연치(年齒)에 끌리지 않으시고 또한 가까운 처지에서 남이 인정치도 않을 때부터 그와 같이 하신 일은 누구나 다 능히 행치 못할 바이며 후세에 영원한 존경을 받을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원기24년 1월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