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가 다 기연이 있는 것이라 불보살도 오고 가는 것이고 한 나라의 국왕이나 대통령도 오고 가는 것은 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가시는 영혼은 다 있는 것입니다.
이 어른이 4, 5년을 통해서 정진하신 것을 보면 그 전에도 정진하셨지만 놀라운 정진이 계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법문에도 밝혔으나 3일 전 송대에서 야외 법회를 볼 때 그 어른에게 말씀해 주려고 하였으나 병환 중이라 못하였다. 다시 이 자리에서 밝히는 바이다.
큰 법위를 갖추려면 관문이 있으니, 첫째는 아집(我執)=나란 집을 벗어나 버려야 하고, 둘째 법집(法執)=법을 얻었다는 법 집을 놓아 버려야 하고, 셋째는 국집(局執)=법을 얻고 보면 한 국이 생기는 것인데 그 국집을 틔워 버려야 하고, 넷째는 능집(能執)=벌써 능하다 할 때에 거기에 집착이 생기고 강급이 되는 요소가 되는 것이니 능집, 그것을 원성(圓成)시켜야 항마 이상 출가위, 여래위로 오르는 것입니다.
진정으로 우리가 송별하고 말씀드릴 것은 그때 해 드린 것 같습니다.
앙산법사가 지방에 다녀오시면 항상 나에게 보고를 하였다. 「각 지방을 돌아다니면 만나는 모든 사람마다 정성을 다해 송구스럽다」고 하면서, 그 지방의 소식을 환하게 말씀해 주셨기 때문에 한 3년간 지방 소식을 환히 알고 지냈습니다.
그리고 앙산은 「내가 사가의 자녀들한테 공이 없는데 이 근자에 수십 만원을 들여서 의복 수발과 약을 지어 주니 분에 넘친다]고 하며 공사간에 감사를 느낀다고 하였다. 이 어른이 본래 겸양하시기 때문에 그러신다. 이 어른에게 병이 있다면 청집(淸執), 맑은 병이 하나 들었다. 그런데 10여일 전에 앙산이 [제가 지방에 가면 이유 없이 사례비를 많이 주면 받지 않고, 그 중 차비만 조금 받고 다녔다. 그런데 요즘 들어 생각해 보니 정성으로 올린 돈인데 무안하게 거절하는 것도 도리가 아닌 것 같아 이제는 그걸 받아 적당하게 아픈 이들에게 쓰고 보니 그 분도 좋고 나도 좋더라」는 말을 듣고 보니 그 청병이 떨어진 것 같았다.
사람이 병이 없을 수 없는데 예전에 소동파가 이런 글을 지었다. 협수징청 야수혼(峽水澄淸野水混), 골짜기 물은 맑고 들 물은 탁해서 서로 만나면 싸움을 한다. 청하면 청병(淸病)이 있고 탁하면 탁한 병이 있다. 상봉촉처 노성훤(相逢觸處怒聲喧)이라. 서로 만나면 검은 것은 검은 것대로 맑은 것은 맑은대로 시끄럽다. 그러나 장강유유 포용력(長江猶有包容力)이라. 긴 강은 오히려 포용력이 있어 청수(淸水)도 맞고 야수(野水)도 맞는다. 휴도창명불견흔(携到滄溟不見痕)이로다. 큰 바다에 이르고 보면 그 흔적을 볼 수 없는 것이니, 그것이 출가위 자리고 여래위 자리다.
그런데 이 어른이 평소에 너무 맑게 산 어른이라 생각하였는데 10여일 전에 만나서 얘기할 때 보니 그것을 탁 넘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므로 우리가 기뻐하며 이 어른이 더 있었더라면 큰 법위에 올랐을 텐데, 이제 갔다 오면 크게 될 것 같다.
또 병중에 있었어도 생사 해탈은 물론 하고 모든 것을 해탈 하였다. 앙산이 청병을 넘고 갔으니 앞으로 대도인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정성을 다해 장례를 모심과 아울러 이 공효로 인해 천불 만성(千佛萬聖)이 발아되고 억조창생을 다 개복(開福)시켜서 무등등(無等等)한 대각도인(大覺道人) 무상행(無相行)의 대봉공인(大奉公人)이 많이 나기를 더욱 빌어 드려야 되겠다. <원기62년 10월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