辛明敎 - 조용히 살고간 도인의 자취

불보살 성현들과 범부 중생들이 나서 살다 가는 과정을 보면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 바, 나타나서 살다 가는 사람과 숨어서 조용히 살고 가는 사람이 있다.

명교의 일생을 더듬어 보면 원만히 갖춘 사람으로서 조용히 살고 간 도인의 자취이었다. 조금 나이가 적고 부모와 스승 앞에 먼저 떠났다는 것이 섭섭하나, 할 일은 다하고 갔으니 걱정할 것이 없다. 사람이 살아 갈 때 좋으면 좋은데 끌리고, 안 좋으면 안 좋은데 끌려서 한결같은 일생을 보내기가 어려운데 도 있이 법있게 한결같이 일생을 살았다. 이생은 서른 둘로 짧게 숨어서 고고히 살았으나 앞으로 크게 드러나고 큰 업적을 내고 나타나서 일하는 사람이 왔다면 명교로 알 것이다.

한 때 준비기로 알아 숨어 적공하면, 어느 때엔가 또 바꾸는 법이다. 짧게 살았지 마는 길게 산 것보다 나았고, 숨어서 살았지 마는 나타나서 살은 것 보다 훨씬 더 행복스럽다고 보여진다.

조용히 살고 가는 수도인들의 세 가지 법이 있는데, 하나는 바람 없이 사는 생애로, 대개 바람을 내고 사는데 바람 내지 않허장성세 없이 원리 원칙으로 사는 길이요. 둘째는 소리 없이 사는 생애로, 소리 없이 냄새 없이 생각 없이 상없이 사는 길이요. 셋째는 흔적 없이 사는 생애로, 그 자리를 떠나 판밖에서 천기를 누설하지 않고 천지 자연의 도를 따라 사는 길이 있다.

이렇게 사는 표준이 서야 수도인으로서 수도인의 맛이 나는 것이며, 이러한 생애의 도인은 그 판이 여래판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수도인들은 일생 뿐 아니라 영생을 통하여, 이것을 표준 강령으로 삼고 나가야 할 것이다.

명교가 최후에 침착하고 안정된 처사를 하는 것을 보아 앞으로 이 육신은 갈렸지 마는 영혼은 영원한 세상에 행복이 있을 것이다. 또한 대서원 대신심 대공심 대공부심 대자비심을 가졌으니 잠시 영계(()())에 주하여 불퇴전의 정성을 더욱 다지다가 새 몸 받아 다시 올 때에는 새로운 역사를 이루는 큰 힘을 갖추고 나와 이 회상과 인류를 위해 살게 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원기68년 4월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