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로써 가장 사랑하고, 동지로써 가장 알뜰히 믿는 황산 김대설 동생 영전에.
한 부모님의 혈육을 같이 받고 나온 후로 43년 간을 걸어오는 동안 알뜰한 마음의 형제가 되어 위로 영부님을 모시고 이 공부 이 사업을 같이 받들어 나왔으니 육신의 형제만도 그 인연이 지중하거늘 더욱이 마음의 형제까지 겸하였으니 과거 무량겁 중에 맺어진 깊은 인연일 것이며, 또한 나아가 금생의 이 인연이 미래 무량겁 중에 또다시 맺어질 깊은 인연이 될 것을 믿네.
황산! 회고건대 동생은 나의 몸을 대신하여 삼십여 년간을 사가에 머무른 채 장자 노릇을 하여 나의 출가에 큰 도움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공도사업에도 심혈을 경주하였으며, 한 때는 병석에 누운 나를 애석히 여겨 자네의 몸을 나에게 대신까지 하여 나의 몸을 구하겠다던 우애 깊은 동생이 어찌 이 형을 앞에 남기고 더구나 80당년의 어머니 앞에 먼저 입적의 길을 떠났는가.
황산! 무엇이 그다지도 바빴는지가. 생각하면, 동생이 근 3년 간을 수양한 적공으로 보아서는 필시 앞으로 오는 생애는 중대한 사명을 띠고 하루속히 큰 일꾼이 되어 보겠다는 그 굳은 서원이 동생 먼저 그처럼 바쁜 길을 떠나게 한 것 같네. 그러나 이 마당에 애도의 마음 금할 수 없는 것은 나는 동생을 모르고 살았으나 동생은 이 형을 잊지 않고 오직 한결같은 신념으로 최후 일각까지 대도정법을 받들고 위로 종법사님과 알뜰한 동지 여러분이며 어머님과 형제에 이르도록까지 그 정성 쉬지 아니하여 공사에 있어서는 좌포교당을 힘껏 도와 거진출진의 도리를 다하였고, 사가에 있어서는 부모님께 지극한 효성으로 자녀의 도를 다하였고, 형제의 자리에서는 동생의 도리와 형의 도리를 각각 빠짐없이 다하였으나, 이 모자란 형은 그 동안 무엇을 하였는지 동분서주하느라고 부모 형제 선영에 다하지 못한 자녀의 도리와 동생에게 다하지 못한 형제의 도리를 시방세계 일체동포에게 다하기로 오늘 황산 동생의 영전에 진심으로 서약하네.
동생은 지금부터 1주일 전에 나의 손을 잡고 자네의 일생 중에 부족하였던 여러 가지를 눈물로 참회하고 앞으로 병이 나으면 반드시 전무출신하겠고, 또한 몸이 낫지 않는다 할지라도 세세생생 전무출신을 하겠다는 굳은 약조를 하였으니, 입적하기 하루 전날 백일(白日)에 백색의 서기가 하늘에 뻗지르는 것을 인근 사람이 보고 칭송이 자자하니, 자네 수양의 결정이며 천지에서 자네의 서원을 인증한 것이니 영계에 있으면서도 더욱 그 마음을 굳게 세우기를 부탁하네.
황산! 이 떠나는 길에 서원은 성불제중의 굳은 약조로 더욱 굳게 세우고 마음은 때묻지 않고 착심 없는 청정일념에 주하였다가 하루속히 선연을 따라 이 회상에 와서 이 공부 이 사업을 원만히 성취하여 일체 대중을 많이 유익 주는 성자가 되기를 일심으로 비네. <원기44년 12월1일>
*대산종법사 동생. 재가로 편의상 전무출신편에 넣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