眞性心地藏하니 진성심지장
無頭亦無尾더라 무두역무미
應緣而化物하니 응연이화물
方便呼爲智로다 방편호위지
참 성품이 마음 바탕에 감추니
머리도 없고 또한 꼬리도 없더라.
인연에 따라서 만물에 화하니
방편으로 지혜라 부른다.
(바야흐로 문득 지혜가 된다.)
참 성품이 심지(心地)에 감추니 참 성품은 머리도 없고 꼬리도 없다. 또한 이름도 없고 글자도 없으며 없다 하는 그것도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일만 경계에 응(應)해서 사물에 변화하나니 수도인의 공부가 여기에 들어 있다. 응연이화물(應緣而化物)하니 모두가 다 지혜를 이름이요, 또 강연이 지혜라 이름하는 것이다.
大地虛空心所現이요 대지허공심소현
十方諸佛手中珠로다 시방제불수중주
頭頭物物皆無碍하니 두두물물개무애
法界毛端自在遊로다 법계모단자재유
대지 허공은 다 마음의 나타난 바인데 마음이라는 것은 바로 참 성품이다. 아무리 대지가 크고 넓고 또 허공이 비어 한이 없다 할지라도 성자들의 마음속에 든 것이다. 천지가 큰 것도 아니고 땅과 허공이 큰 것이 아니다. 삼세 제불 제성과 시방 제불이 손안에 구슬이다. 그 이치를 알아 가지고 살기 때문에 구슬이다. 두두(頭頭)는 대(大) 자리요, 물물(物物) 은 소(小) 자리로 대소유무에 걸림이 없다는 말이다.
법계는 대 자리요, 모단은 아주 최소의 자리다. 대소유무 이치에 자재하기 때문에 이무애법계 사무애법계 이사무애법 계 사사무애법계가 법계모단에 자재하며 거닌다. 부처님 말씀에 일모단(一毛端)에 현보광찰(現普光刹)이라 했다. 털끝보다 더 작은 곳에 보광찰이다. 보광찰은 천지를 몇 억 만배 갊은 것이 보광찰이다. 모(毛)는 작고 작고 보니 나중에 대(大)가 되었다. 크고 크다 보니 또 작게 되었다. 큰 것과 작은 것이 둘이 아니다. 내가 성리를 연마하면서 이 시가 떠올라 대각전에서 정산종법사님께 문답하여 올렸다. 그때 근산법사가 내가 누더기 옷 입고 와서 정산종법사님과 문답하는데 그때 그분이 한 기운을 탔다고 하더라.
게송 전체가 최고의 목적이 두두물물 개무애하여 법계모단 자재유하자는 것이다. 성품을 보지 않으면 그리하지 못한다. 대소유무에 걸림이 없다는 것이다.
마음으로도 걸림이 없고 행으로도 걸림이 없다. 대는 소가 되고 소는 대가 되어 걸림이 없다는 것이다. 대종사님께서 그러셨다. 「내가 한번 자취를 감추어 버리면 억만년을 따라와도 못 따라 올 것이다.」 그때도 일이 많으셨던가 보다. 사람 몇 안되는데 「아, 내가 이놈들 아니면 밥 못 얻어먹느냐」고 가시려고 하시니까 주산종사가 엎드려서 입으로 신을 물고 못 가시게 하니 「이 멍청한 놈들 때문에 못 가겠다」고 세 번이나 그러셨다. 몇 생의 정력이 소모된다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