閒來無事不從容이요 한래무사불종용
睡覺東窓日已紅이라 수각동창일이흥
萬物靜觀皆自得이고 만물정관개자득
四時佳興與人同이로다 사시가흥여인등
한가히 지냄에 일이 조용치 아니함이 없고
잠을 깨니 동녘 창가에 해가 이미 붉더라.
만물을 고요히 관하니 다 스스로 얻었고
사시절 아름다운 흥을 사람과 더불어 같이 하도다.
道通天地無形外하고 도통천지무형외
思入風雲變態中이라 사입풍운변태종
富貴不淫貧賤樂하니 부귀불음빈천락
男兒到此是豪雄이로다 남아도차시호웅
도는 천지 무형한 밖에까지 통하고
생각은 풍운 변태 가운데 들 도다.
부귀에 음탕치 않고 빈천에 즐기니
대장부(남녀)가 이에 이르면 이것이 영웅 호걸이로다.
灼灼園中花 작작원중화
早發還先萎 조발환선위
遲遲潤畔松 지지윤반송
鬱鬱含晩翠 울울함만취
찬란하게 핀 정원의 꽃은
일찍 피여 다시 먼저 일그러졌고
더디고 더딘 언덕의 소나무 윤택하여
울울이 늦 푸름을 머금었더라.
1.
대종사님과 정산종법사님께서 [유교에 훌륭한 성자로 손꼽 을 수 있는 분을 정명도]라 하시고 [공자님 다음 가는 분]이 라고 말씀하셨다. 후인들이 이 분을 평하기를 종일 단좌해서 앉아 있는 것을 보면 허수아비나 송장같이 앉아 있더라 하였 는데 그것이 다른 의미가 아니라 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어려서 총부 와서 보니 정산종법사님, 주산종사님, 삼 산종사님이나 유수한 선배들이 써서 붙여 놓고 안 읽는 사람 이 없었다. 그래서 한문 몇 자 써 놓고 읽었는데 참 좋았다. 이 글이 내가 발심난 글이다. 나는 사람을 보고 발심난 것보 다도 정명도선생 시하고 정정요론에서 발심이 났다.
내가 처음 와서 몇 년을 두고 이 글을 외우고 정정요론을 읽었다. 이 글이 순전히 선을 해서 나온 글이다.
한래무사부종용(閒來無事不從容)
한가히 살아오니 세상 잡념이 끊어져 조용치 아니함이 없 다. 일이 없다는 것이 일이 없는 것이 아니라 모든 잡념 망상 이 끊어져 선의 심경이란 말이다.
수각동창일이홍(睡覺東窓日已紅)
잠을 깨고 보니 동창 날이 이미 붉었더라. 대각을 하고 보 니 진리의 태양이 법계에 솟았단 말이다. 선을 하지 않고 진 리의 태양이 솟지 안한다.
만물정관개자득(萬物靜觀皆自得)
만물을 고요히 보고 있으니 다 나의 소유다. 아가지물(我家之物)이다. 대종사님께서 대각을 하시고 글 하나를 읊으셨다.
청계상벽수하(淸溪上碧樹下) 모옥수간(茅屋數間)
비금주수(飛禽走獸) 몰수아가지물(沒收我家之物)
산옹차부귀(山翁此富貴) 막작속인전(莫作俗人傳)
우연히 글 한 구(句)가 솟아나셔서 자꾸 읊으셨다. 전생에 성현이신 지 모르는 양반이 이 글 하나를 실어 놓고 살다가 오셨다 한다. 우리 어제 청계산 다녀왔다. 맑은 물에 머리를 씻어 버렸는가?
그전에 예쁜 것, 좋은 것, 미운 것, 낮은 것, 다 씻어 버려 야 된다. 전생 것 씻어 버려야지, 전생 것을 맡아 가지고 있 으면 중생의 보따리지 부처님 보따리는 아니다.
청계상 푸른 나무 밑에 떼 집 두어 칸, 나는 새 달리는 짐 승이 다 나의 집 물건이다. 그러니 산 늙은이 이 부귀를 속인 이 못 알아줄까 싶으니 전하지 말라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재가 교도나 주무를 비롯하여 속인까지 다 전하여 때를 벗겨야 하겠다. 때를 벗겨서 성자의 문에 들어야 된다.
대종사님께서 이 시를 보시고는 웃으시며 내가 그전에 그 글을 외웠다 하셨다.
사시가흥여인동(四時佳興與人同)
사시의 아름다운 흥을 남과 더불어 같이한다.
나 혼자 즐거운 것이 아니라 전세계 전 인류와 같이 즐길 수 있는 이 생활을 해 나간다. 이것이 출가위고 여래위다. 출 가위 여래위가 무서운 것 아니다. 뜻하면 되는 것이다. 항마 가 좀 어렵다. 힘들여야 된다.
정법 안장(正法眼藏)을 하나 잡아서 항마하는 공을 드려 그 것으로 국을 터서 내놓은 것이 출가위이다. 그리고 출가위를 가져서 자유자재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진 것이 바로 여래다. 그런데 공부를 할 때 스승이 없는 이는 평생을 싸우다 죽 고 가지 항마를 못한다.
누가 나한테 와서 「들어와서 전무출신 하자니 좋고 나가서 세상에 가면 세상이 좋아서, 전무출신 할까말까 하다가 이렇 게 늙었습니다」 하고 말을 하였다. 그럴 것이 없다. 이것이 좋으면 탁 내딛어서 백척간두에 진일보해야지 좋으니 하려다, 세상에 가면 세상에 살다 그러면 평생에 머리만 희어 버리지 못쓴다. 백척간두에서 뛰어 버려야 떨어지는 것이다. 그것을 못해서 항마를 못한다.
도통천지무형외(道通天地無形外)
도는 천지 무형한 밖에까지 통해 버렸다는 말이다. 그때 내가 16살 먹어서 들어도 정명도선생 만나면 업어 주 고 싶었다. 어떻게 내 뜻을 먼저 알아서 그 양반이 먼저 깼는 가 업어 주고 싶었다.
사입풍운변태중(思入風雲變態中)
생각은 풍운 변태 중에 들더라. 도를 무형외(無形外)까지 터 버리니 생각은 풍운 변태 중에 든다. 이것이 대소유무에 자유자재하여 막힐 것이 없다는 말 이니 견성이고 참 부귀이다. 신도안 사람들이 원불교는 부자 라고 한다. 그래서 내가 부자도 가난도 아니다 라고 했다. 부 자라면 팔아서 돈을 자꾸 세어야 하는데 20년간 사기만 했지 팔지는 않았다. 그러니 돈은 없으니 가난은 가난인데 누가 와 서 원불교는 백억 줘도 안 팔 것이다 하는데 천만 억을 줘도 안 팔 것이다. 누가 팔아먹지도 못한다. 재단으로 등록해 놓 았는데 누가 팔 것인가. 그러니 부자는 부자인데 부자도 가난 도 아니다.
부귀불음빈천락(富貴不淫貧賤樂)
부귀에 음탕하지 않고 빈천에 즐거웁다. 사람이 도가 없고 보면 부하거나 귀하면 음탕해서 버려진 다. 부귀가 돈만 부귀가 아니라 지식에 부귀, 권리에 부귀해 져 음탕하면 딴 짓 해서 일생이 공적에 떨어진다. 그런데 음 탕하지 않고 빈천에 즐거웁다. 가난하더라도 즐겁다. 이것이 한 소식을 통한 경지이다.
남아(여)도차시호웅(男兒(女)到此是豪雄)
정명도선생이 여자 도인은 못 봤다. 그래서 내가 남녀라고 고쳤다. 남녀가 이에 이르면 이 영웅 호걸이 될 것이다. 그래 서 우리가 일생을 한 번 헌거롭게 편하게 즐겁게 이 세상을 유유자적하게 살고 가야 한다. 내가 서울 올라가서 6 25를 만 났다. 난리 통에도 곤타원이 몇 자 적어 달라고 하였다. 그때 난리가 났으니 곧 평화를 시켜야 하겠다고 생각하여 몇 사람 에게 써 주고 왔다. 이 글이 「천지대운(天地大運)이 강어일심 대중(降於一心大衆)」이라. 천지에 대운이 크게 한 번 도는데 일심 대중한테 내릴 것이다. 또한 「상생상화지도(相生相和之道)라야 천하(天下)가 태평(太平)할 것이다.」 지금 별스런 사 람이 전쟁을 하고 야단을 하고 뛰더라도 상생 상화의 도가 없으면 안된다. 상생 상화의 도라야 태평할 것이다. 그 두 가 지를 써 주었고 외울 수 있으면 외라고 하였는데 몇 사람이 외었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