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순치황제 출가시(順治皇帝 出家詩)

天(천)下(하)叢(총)林(림)飯(반)似(사)山(산) 천하총림반사산

鉢(발)盂(우)到(도)處(처)任(임)君(군)餐(찬) 발우도처임군찬

黃(황)金(금)白(백)璧(벽)非(비)爲(위)貴(귀) 황금백벽비위귀

惟(유)有(유)袈(가)裟(사)被(피)最(최)難(난) 유유가사피최난

곳곳이 총림이요, 쌓인 것이 밥이 어니

대장부 어데 간들 밥 세 그릇 걱정하랴

황금과 백옥만이 귀한 줄을 아지 마소

가사 옷 얻어 입기 무엇보다 어려워라.

朕(짐)乃(내)大(대)地(지)山(산)河(하)主(주) 짐내대지산하주

憂(우)國(국)憂(우)民(민)事(사)轉(전)煩(번) 우국우민사전번

百(백)年(년)三(삼)萬(만)六(육)千(천)日(일) 백년삼만육천일

不(불)及(급)僧(승)家(가)半(반)日(일)閒(한) 불급승가반일한

이내 몸 중원 천하(中(중)原(원)天(천)下(하)) 임금 노릇하건 만은

나라와 백성 걱정 마음 더욱 시끄러워

인간의 백년 살이 삼만 육천 날이란 것

풍진(風(풍)塵(진)) 떠난 명산 대찰 한 나절에 미칠 손가.

悔(회)恨(한)當(당)初(초)一(일)念(념)差(차) 회한당초일념차

黃(황)袍(포)換(환)却(각)紫(자)袈(가)裟(사) 황포환각자가사

我(아)本(본)西(서)方(방)一(일)衲(납)子(자) 아본서방일납자

緣(연)何(하)流(류)落(락)帝(제)王(왕)家(가) 연하류락제왕가

당초에 부질없는 한 생각의 잘못으로

가사 장삼 벗어 치우고 곤룡포(袞(곤)龍(룡)袍(포))를 감게 됐네

이 몸을 알고 보면 서천축(西(서)天(천)竺(축)) 스님인데

무엇을 인연하여 제왕가(帝(제)王(왕)家(가))에 떨어졌나.

未(미)生(생)之(지)前(전)誰(수)是(시)我(아) 미생지전수시아

我(아)生(생)之(지)後(후)我(아)是(시)誰(수) 아생지후아시수

長(장)大(대)成(성)人(인)纔(재)是(시)我(아) 장대성인재시아

合(합)眼(안)朦(몽)朧(롱)又(우)是(시)誰(수) 합안몽룡우시수

이 몸이 나기 전에 그 무엇이 내 몸이며

세상에 태어난 뒤 내가 과연 뉘이런가.

자라나 사람 노릇 잠깐 동안 내라 더니

눈 한 번 감은 뒤에 내가 또한 뉘이런가.

百(백)年(년)世(세)事(사)三(삼)更(경)夢(몽) 백년세사삼경몽

萬(만)里(리)江(강)山(산)一(일)局(국)碁(기) 만리강산일국기

禹(우)疏(소)九(구)州(주)湯(탕)伐(벌)桀(걸) 우소구주탕벌걸

秦(진)呑(탄)六(육)國(국)漢(한)登(등)基(기) 진탄육국한등기

백년의 세상일은 하룻밤의 꿈속이요

만리의 이 강산은 한판 노름 바둑이라

대우씨(大(대)禹(우)氏(씨)) 구주 긋고(劃(획)定(정)) 탕임금은 걸(桀(걸))을 치며

진시황(秦(진)始(시)皇(황)) 육국 먹자, 한태조(漢(한)太(태)祖(조)) 새 터를 닦았네

兒(아)孫(손)自(자)有(유)兒(아)孫(손)福(복) 아손자유아손복

不(불)爲(위)兒(아)孫(손)作(작)馬(마)牛(우) 불위아손작마우

古(고)來(래)多(다)少(소)英(영)雄(웅)漢(한) 고래다소영웅한

南(남)北(북)東(동)西(서)臥(와)土(토)泥(니) 남북동서와토니

자손들은 제 스스로 제 살 복을 타고났으니

자손을 위한다고 마소 노릇 그만 하소

수 천년 역사 위에 많고 적은 영웅들이

동서남북 사방에 한줌 흙으로 누워 있네

來(내)時(시)歡(환)喜(희)去(거)時(시)悲(비) 내시환희거시비

空(공)在(재)人(인)間(간)走(주)一(일)回(회) 공재인간주일회

不(불)如(여)不(불)來(래)亦(역)不(불)去(거) 불여불래역불거

也(야)無(무)歡(환)喜(희)也(야)無(무)悲(비) 야무환희야무비

올적에는 기뻐하고 갈 적에는 슬퍼하네

속없이 인간세에 와서 한 바퀴를 돌단말가

애당초 오지 않았으면 갈일 없을 텐데

기쁨이 없을 텐데 슬픔인들 있을 것인가.

每(매)日(일)淸(청)閑(한)自(자)己(기)知(지) 매일청한자기지

紅(홍)塵(진)世(세)界(계)苦(고)相(상)離(리) 흥진세계고상리

口(구)中(중)吃(흘)的(적)淸(청)和(화)味(미) 구중흘적청화미

身(신)上(상)願(원)被(피)白(백)衲(납)衣(의) 신상원피백납의

나날이 한가로운 내 스스로 알 것이라

이 풍진 세상 속에 온갖 고통 여의고

입으로 맛들임은 시원한 선열미(禪(선)悅(열)味(미))요

몸 위에 입는 것은 누더기 한 벌 원이로다.

四(사)海(해)五(오)湖(호)爲(위)上(상)客(객) 사해오호위상객

逍(소)遙(요)佛(불)殿(전)任(임)君(군)棲(서) 소요불전임군서

莫(막)道(도)出(출)家(가)容(용)易(이)得(득) 막도출가용이득

昔(석)年(년)累(누)代(대)重(중)根(근)基(기) 석년루대중근기

사해와 오호에서 자유로운 손님 되어

부처님 도량 안에 마음대로 노닐세라.

세속을 떠나는 일 쉽다 말을 마소

숙세(宿(숙)世(세))에 쌓아 놓은 선근(善(선)根(근))없이 아니되네

十(십)八(팔)年(년)來(래)不(부)自(자)由(유) 십팔년래부자유

山(산)河(하)大(대)戰(전)幾(기)時(시)休(휴) 산하대전기시휴

我(아)今(금)撤(철)手(수)歸(귀)山(산)去(거) 아금철수귀산거

那(나)管(관)千(천)愁(수)與(여)萬(만)愁(수) 나관천수여만수

18년 지나간 일 자유라곤 없었도다

강산을 뺏으려고 몇 번이나 싸웠던가

내 이제 손을 털고 산 속으로 돌아가니

천만 가지 근심 걱정 내 아랑곳할 것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