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절"내소사에 한 스님이 우연히 얼굴에 종기가 나서 여러 가지 약을 써 보았으나 낫지 않아 고민하던 중, 이러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절 아래 마을의 나무꾼들이 산에 나무를 하러 가면 스님이 나타나서 절의 산이라 하여 나무해가는 것을 엄하게 제지하므로, 그 나무꾼들이 원심이 가득하여 나무로 사람 하나를 깎아 세워두고 `이것이 내소사 중이다.`라고 선언한 후 산에 나무를 하러 갈 때마다 한 차례씩 때린다는 것이다.
이 사실을 알고 스님은 과거에 자기의 처사가 너무 과하였음을 깨닫고 그 나무꾼들을 모두 절로 초청하여 밥과 떡을 대접하고 서로 사화(私和)를 하였더니 그 종기가 약을 쓰지 않고도 절로 나았다 한다. 이처럼 형상 없는 마음이나 천지 기운은 보이지 않는 가운데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알아서 운심 처사(運心處事)에 신중을 기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