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안 한 이치에 · 제1편 법문(法門)과 일화(逸話) · 10.자비행 · 43절

43절위와 같은 일들은 시자의 어리석고 좁은 소견에서 겉으로 약간 뵈온 사실이고 시방 세계를 두루 살피시고 육도 사생을 제도하시는 성자의 참으로 넓고 크신 일이야 어떻게 상상도 해 볼 수 없다.

그렇지만 어느 누가 정산 종사를 뵈옵더라도 저 어른이 지금 크고 많은 일들을 안고 계신다는 흔적을 발견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나의 예를 들자면 어느 교당 학생들이 총부 주최 학생 강습에 참여하고 가서 그 교당 교무에게 말했다.

`저도 종법사 시켜 주면 하겠습니다.`

`네가 어떻게 그러한 일을 할 수 있겠느냐?`

`그거 못하겠어요. 가만히 앉아 있다가 인사하면 응, 응, 왔나 하고 웃고 ...... 저도 하겠습니다.` 이러한 이야기가 있는데 누가 듣더라도 동감이 가는 이야기이다. 시자도 처음 정산 종사의 한가로우시고 자비로우신 성안을 뵈옵고 참으로 편하신 어른이시다 하는 감상을 가졌고 곁에 모시고 있는 분도 퍽 한가롭고 고상하게 보여졌기 때문에 언제 모시는 일 한 번 해 보았으면 하는 생각도 있었는데, 우연히 모시는 일을 하게 되었다.

정작 모시는 일을 맡고 보니 그것도 힘겨운 일이요, 종법사님의 하시는 일은 한없이 많은 것 같고 그래서 종법사님은 천하에 제일 많은 일을 하고 계신 어른이다 하고 느꼈다. 그러나, 그것은 모셔 본 사람의 심정이요, 그 많은 교도와 일반 손님들이 와서 뵈옵더라도 저 어른이 일 많고, 바쁘신 어른이다 하는 인상을 갖기는 어려웠으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