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중도를 잡아라

때는 계유(()()) 동선(()()) 중이다.

그 어느 날 밤 회화 시간을 이용하여 송 규 선생님께서 한 감상을 발표하니 대요는 다음과 같다.

저는 우리의 성질을 잘 골라서 매사에 중도를 잡으려는데 몇 말씀 하겠습니다.

우리의 몸에 어떠한 병이 들어 그 병을 고치기로 하면, 첫째, 그 혈맥 노는 것을 잘 진찰하여 맥이 너무 급하면 완(())하게 하는 약을 쓰고, 맥이 너무 강하면 유(())하게 하는 약을 써서 아무 때나 그 혈맥이 다 골라져야만 그 병이 완쾌되나니, 단지 육신병 뿐 아니라 우리가 성질을 쓸 때에도 무엇에나 과불급이 없도록 성질을 잘 골라서 한 편으로 치우치는 편성이 없어야만 우리의 공부를 해 가는 중간에 변통이 적고, 이리 가나 저리 가나 쓸모 많은 사람이 되며, 천만 사람을 대하여도 포용성이 있어서 서로 촉되는 바가 없이 지낼 줄로 압니다.

왜 그러냐 하면, 우리가 비록 성질이 진착하면 좋다 하나, 한갓 진착만 하고 보면 누구에게 조금만 잘못한다는 말을 들어도 그 경계 하나를 해탈 못하고 꼽싹꼽싹하는 병이 있으며, 또는 성질이 활발해야 좋다 하나, 성질이 좀 활발한 사람은 또 너무나 허허하여 누구에게 책을 당해도 부끄러워 할 줄 모르고 무슨 일을 함부로 하는 병이 있으며, 또는 사람이 정중해야 좋다 하나, 너무나 정중한 사람은 또 활발하지 못한 병이 있으며, 또는 사람의 뜻이 고상해야 좋다 하나, 뜻이 좀 고상한 사람은 굴하(()())하는 태도가 적은 병이 있으며, 또는 사람이 원대한 경륜을 품어야 좋다 하나, 원대한 경륜을 품은자는 작고 가까운 일은 심상시하는 병이 있으며, 또는 우리가 공부에 열심하면 좋다 하나, 공부를 열심히 하는 사람은 걸핏하면 승기자(()()())를 미워하는 병이 있으며, 또는 사람이 위엄이 좀 있어야 좋다 하나, 위엄을 잘 내는 사람은 온순한 태도가 적은 병이 있으며, 또는 사람이 곧으면 좋다 하나, 한갓 곧기만 하면 사람이 잘 따르지 않는 병이 있으며, 또는 성질이 유하여야 좋다 하나, 한갓 성질이 부드럽기만 하면 사람이 강미(()())가 없어서 무슨 일을 잘 못하는 병이 있으며, 또는 성질이 완하여야 좋다 하나, 한갓 성질이 누긋하기만 한 사람은 급한 때를 당하여 변통성이 없는 병이 있나니, 이런 병의 종류를 들자면 그 수가 한이 없습니다.

우리들도 비록 모든 일을 잘하기 위하여 공부를 한다 하나 아직 부처가 다 못된 처지에서 어찌 이런 병이 없다고 단언할 수야 있으리오.

그런즉, 우리는 자기의 성질을 자기가 잘 짐작하여 만일 공부에 뜻이 없고 사업에만 기울어진 병이 있거든 곧 그 마음을 돌려서 양방을 아울러 행하고, 만일 정신 방면에만 치중하여 육신 방면의 운동을 불고하는 병이 있거든 곧 그 병을 고쳐서 양방을 아울러 가져야 하고, 만일 재승박덕(()()()())한 병이 있거든 곧 그 병을 고쳐서 재덕을 같이 하여야 하고, 만일 성질이 급하거든 그 병을 고쳐서 완급을 같이 하여야 하고, 만일 불의를 지나치게 미워하는 병이 있거든 곧 그 병을 고쳐서 선악을 포용하여야만 그 사람을 가리켜 원만한 사람이라고도 하고 쓸모 많은 사람이라고도 합니다. 그러므로, 자고로 문무(()()) 양도라든지, 지용 겸비라든지, 문질 빈빈(()()()())이라든지, 이러한 말을 하는 것은 다 이 양방을 겸비한 사람들을 찬미하는 말이니, 대저 우리가 먹지 않으면 살 수 없는 밥으로 말할지라도 중도를 잡지 못하고 늘 먹기만 하면 결국은 배가 터지든지 체증이 생기든지 무슨 수가 나고야 말 것이 아닙니까.

이와 같이,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중도에 벗어지면 도리어 해를 보는 것입니다. 그것도 우리의 육신 중 어느 부분이 선천적으로 잘못된 데 대하여는 별 수가 없는 일이지마는 우리의 마음 병은 우리가 고칠 성의만 있다면 얼마든지 고칠 수 있는 일이니, 우리는 도덕 회상을 만난 기회에 자기의 마음 병을 잘 발견하여 항상 불편 불, 무과불급의 중도를 잡아 써야만 우리가 성불을 쉽게 할 줄 믿습니다.

시창 19년 <회보> 8호 서 대원 수필